pino
190307
pinokin
2020. 10. 1. 23:38
살아가면서 지금껏 인간 잉여력의 산물 정도로 생각했던 기능과 산물들이 실은 누군가의 선택권을 위한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마다 내가 지금껏 살아온 세계가 얼마나 편협했는지 반성하게 된다. 무알콜 맥주, 무알콜 칵테일이 간 환자와 임산부를 위한 음료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땅콩 안 들어간 땅콩 잼이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동반하는 알레르기 환자를 위한 음식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내 무관심과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
아이폰 3Gs 시절, '손쉬운 사용' 기능이 처음 나왔을 때 이게 지원하던 각종 UI, 기능들을 보며 '쓸데없이 이런 걸 왜 만드는거야'라는 생각이 얼마나 많은 소수자들을 내 사고의 밖으로 내몰았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아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