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pino (19)
non-linear
혐오와 차별을 자양분 삼아 자라난 세력에 공권력을 주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스러져가겠지만, 어떻게든 살아서 싸워나가야 한다. 더 나은 세상을 믿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절대 후퇴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랜선 사회운동가 룸펜들은 왜 대중과 유리된 사고방식을 갖게 되는가? 무산계급, 노동계급의 삶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인이 알고 있는 가장 심각한 수준의 빈곤이 자신에겐 절대빈곤이 되는 것이고, 도시를 떠난 노동자, 외노자가 대부분인 노동 현장은 존재조차 모르고 사는 것, 그런 것. 스마트폰을 살 형편이 못 되어 피쳐폰을 오래 쓰던 사람이 분명히 존재했고, 성능이 떨어지는 스마트폰을 너무 오래 쓴 나머지 OS 제한으로 인해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못하는 사람은 아직도 많다. 가스요금? 가스는 끊겨도 살 수 있으니까 전기요금의 납부가 우선이다. 세상에는 도어락 건전지를 살 돈이 없어 창문을 통해 집에 들어가다가 추락해 사망한 사람이 있다. 사회운동에 어느 정도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이 반드시 숙지해야 ..
"사람이 노출 본능 때문에 글을 쓴다는 말은 거짓이다. 더 정확하게는 위장이다. 사람은 왜곡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 현실에 행복해 죽겠다는 사람은 한 줄의 글을 쓰고 싶은 충동도 느끼지 않는다. 오직 불행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만이 글을 쓰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 이승우 '생의 이면' 중 그런데, '불행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도 그가 인정 욕구에 시달리는 인간이라면 그건 그야말로 악마가 독경을 하는 꼴이 되는 듯 하다.
먹고사니즘 이외의 취향의 개발은 돈 문제가 맞다. 우리가 원룸 살면서도 호텔 수건 쓰고, 적금을 깨서라도 보고 싶은 연극, 뮤지컬, 콘서트를 보러 갈 수 있는 것은, 자식 세대가 부모덕에 아파트에서 살면서 취향 향유의 초기 자본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심미안, 미감, 취향, 그리고 소비는 경험의 축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 없이 이것이 쉽게 가능할까? 이것이 비단 돈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이야기, 즉 돈의 문제로만 접근할 수 없다는 건 동의하지만, 돈이 있어도 즐기지 않는 것이랑 돈이 없어서 즐기지 않는 것은 정말 큰 차이가 있다. 늘 이야기하는 소리지만, 개인의 문화적 취향은 그 사람이 수준이 높은 사람이라서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취향을 누릴 수 있는 환경에 있었기 때문에 생..
유튜브가 대세가 되면서 레거시 미디어는 이제 완전히 끝났다 라고 결론을 내린 사람들도 많았는데, 가짜 사나이 사태는 시스템이 없는 가내 수공업 프로덕션이 얼마나 리스크에 취약한지 드러내면서 시스템이 그냥 돈만 쳐 먹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준 계기라 할 수 있을 듯. 가짜 사나이 손절하려는 시도도 많은 것 같은데 한국인 대상 한국어 컨텐츠가 회당 천만 가까운 조회수가 나왔다고 하면 그건 그냥 한국의 일부지 뭘 손절하시려고 그러나... 가짜 사나이의 출발은 스트리머 공혁준의 갱생 프로젝트라고 하였는데 만약 공혁준이 정말 갱생이 된다면 그건 무사트 입소 훈련 때문이 아니라 김계란의 건강 악화 때문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게 아이러니. 출발부터 한국인의 어떤 근거 없는 편견에 기댄 컨텐츠가 어떤 결말을 낼지는 ..
자기 연민과 도취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거대한 불행을 맞이하기 전에 평소 스스로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명확히 해두는 거 외엔 잘 모르겠다. 나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존중할 수 있는 자신이 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실천해야 하는지, 그리고 아무리 자신이 불행할지언정 취해선 안 될 말, 행동, 태도, 사고/윤리 가치관등 상한선을 그어놓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고 또 여기에만 지나치게 매달리면 "자기 연민에 도취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나"

변양균 선생, 그리고 혁신에 대해 몇 마디 적겠습니다. 변양균은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 기재부 차관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습니다. 저 유명한 신정아씨의 과거 연인으로, 불륜관계인 신정아 씨를 위해 이런저런 청탁을 하는 등의 행각이 들통나, 안 그래도 내리막이었던 참여정부를 완전히 시궁창에 빠뜨렸죠. 참고로 고대생입니다. 이 변양균이라는 이름은 언뜻 지나간 옛 이름 같습니다만, 이 사람은 현재 굉장히 중요한 인물입니다. 왜냐하면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배후) 실세니까요. 기재부 장관 둘 - 김동연, 홍남기 - 모두 변양균 라인. 실제 정책이 변양균의 뜻대로 움직인다고 보면 될 텐데요. 김동연 이어 홍남기까지…文 정부 경제사령탑에 '변양균 라인' 배후실세라는 것 자체, 또는 신정아와 놀아나며 청탁이나 ..
아무리 옳다고 여겨지는 이론이라 하더라도 그 ‘-ism’을 위시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조차 정당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옳다고 여겨야 하는 것은 ‘ism’이아닌 인간과 역사에 대한 애정과 타인에 대한 관용일 뿐. 우리가 노력한다 하더라도 우리의 시야는 당연히 좁을 수밖에 없다. 그 좁은 시야는 좁은 경험에서 비롯되기 때문이거든. 이런 상황에서 내가 옳다고 믿는 것만 접한다면 우린 필연적으로 확증편향에 빠질 수밖에 없다. 내가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라도 ‘다른 것’들을 보고 듣고 읽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 물론, 이 행위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타자에 대한 관용, 그리고 이 앞을 가로막는 모든 부당과 불합리에 대한 저항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예의를 지켜야한다. 고마운 일에 고맙다고, 미안한 일엔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 핑계대지 않는 것. 약속을 잘 지키는 것. 익숙히디고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

올해는 국제노동기구(ILO)가 창립된 지 100주년 되는 해. 제네바에 위치한 ILO의 첫 청사 건물 공사를 시작할 때 놓은 세 개의 초석에는 라틴어로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다. "Si vis pacem, cole justitiam" “평화를 원하거든 정의를 일구라.” 노사정 삼자주의의 기초 위에 노동의 정의를 일굼으로써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문에는 3개의 자물쇠가 설치되었다. 이 열쇠는 각각 정부, 사용자, 노동자를 뜻하며 3개의 열쇠를 가진 주체들이 함께 할 때 사회 정의의 문이 열린다는 의미다. 초석과 함께 전 세계 노동법·노동기준을 개선하기 위한 노사정 삼자 주의의 기본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노동자는 한 번도 이 열쇠를 가져본 적이 없다. 이 땅에 노동자가 생겨난 이..